January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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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1. 07.
 기차 안에서 정민은 어느 길의 풍경에 대해 얘기했다. 어느 봄날 밤이었다고 한다. 그녀의 삼촌이 <희랍인 조르바>를 읽고 있던 정민의 방문 앞에 와서 자느냐고 물었다. 문을 열었더니 환한 보름달을 등에 지고 삼촌이 서 있었다. 삼촌은 정말 멋진 것을 보여줄 테니, 같이 오토바이를 타러 가자고 정민에게 말했다. 그때가 새벽 한시였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정민이 망설이자, 만드시 지금 타야 한다고 삼촌이 강조했다. 왜 만드시 지금 타야 하느냐고 정민이 묻자, 삼촌은 일 년 중 그날 그 시간에만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고 대답했다. 일단 달빛이 환하고 벚꽃이 만발하고 오가는 차량이 없어야 하니까. 세상이 어떻게 다르게 보이냐는 물음에 삼촌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 시간에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면 달빛을...
Jan 7th
Jan 1st
December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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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01.
1. 한 해의 마지막 12월의 첫 날을 또 그와 보냈다. 사랑할 수도, 사랑을 받을 수도 없는 대상에게 반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정지용의 표현처럼 외롭고 황홀한 기분이 드는 일이다.   손도 대지 않는 내 밥에, 더 먹으라는 말 대신 그냥 그의 따스한 숭늉을 밀어주는 것. 슬리퍼 하나만 신고나와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길거리 음식을 사서 굳이 나에게 먹게 하는 것.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도 제법 먼 거리에 있는 버스정류장까지 (가까이 있는 버스정류장을 눈앞에 두고) 굳이 걸어가겠다는 나를 혼자 걸어가게 하지 않는 것.  그런 점은 항상, 왜 나는 이 아이를 사랑하지 못할까. 하고 슬퍼지게 만든다. 2. 니가 사랑한다는 사람, 나랑 닮아서 조금 아니고 많이 닮아서 기분이 이상한 밤. 그래도 기분 좋다.  ...
Dec 1st
November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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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27.
1. 곧 12월이 되겠지. 12월을 좋아한다. 끝인 동시에 시작과 같다는 점에서 좋다. 그래서 나는 늘 새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 12월부터 쓰게 된다. (정확하게는 12월 1일이 있는 월요일부터, 그래서 올해는 11월 28일부터 새 다이어리를 쓰게 된다.) 새로 산 다이어리는 제법 마음에 든다. 이번 해에는 이것만 꾸준히 쓸거다. 중간에 그냥 새거 사고 싶다고 새거 사지 말아야지. 다음에는 좀 더 프리노트가 많은 걸 사야겠다. 올해야 공부만 해야된다니까 별로 쓸 일 없을 것 같아 괜찮지만, 가끔 드는 생각들은 적어두지 않으면 사라지니까.  이전에 썼던 다이어리를 가지고 있었던 건 기억이나 추억이 사라지는 것이 싫어서였는데 이제는 그 추억이 버겁고 가지고 있고 싶지 않다. 버려야겠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꼭...
Nov 27th
2011.11.20.
1. 오늘도 어김없이 20일. 21일이 된지 한 시간이 지났지만 나에게는 아직도 20일이니까:) 언제쯤 12시 이전에 잠드는 날이 올까. 아마 영원히 안오겠지ㅋㅎ… 그래도 오늘은 커피가 없으니까 세시전에는 잘 것 같아서 다행인 것 같기도 하구 그렇다.  2. 텀블러를 만들고 페이지 제목을 I don’t expect anything anymore로 한 건 진짜 진심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기로 했다. 기대를 하고 설레고, 그 기대감이 충족되었을 때 만큼 기쁘고 두근거리는 관계는 아니겠지만 상처는 덜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예상했던 그대로다. 정말 상처는 덜 받는다. 그렇지만 훨씬 덜 충족되고 외롭다. 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 걸까. 점점 조제가 아니라 츠네오가 되어가는 내가...
Nov 20th
11.11.17.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Nov 17th
11.11.16.
1. 내게는 15일의 연장선 격에 놓여있는 지금은 새벽 2시 21분. 쉬이 잠들지 못하는 밤이다. 쉬이 잠들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열한시가 넘어서야 마셨던 많은 양의 진한 커피 때문일 것이다. 2. 좋은 사람과 대화를 했다. 많은 이야기를 했고 많은 것이 정리되었다. 글을 쓰든 무엇이든 해야만 한다던 말. 누구에게라도 말할 사람이 필요하다던 나를 이해해주어서 고마웠고, 마음을 정리하게 도와주어 고마웠다.  사실 뭔가 마음을 정리해야 하는, 그런 마음은 아니었고 미련이라거나 슬픔도 아니었다. 단지 그래, 그런 거였다. 나는 걔 때문에 어려운 길로 접어들었는데 너는 편한 길로 가서 모두의 축복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겠다고? 흥! 그 정도의 서운함.  혹여나 오해받을까 말하지는 못했지만 지금 내 사랑이...
Nov 15th